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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옷을 짓는 '우리 옷'연구가

17-08-20 11:06 조회수 :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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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옷을 짓는 ‘우리 옷’ 연구가, 김숙진 대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한복 브랜드의 산 역사로 불리는 김숙진 대표를 만난 후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윤동주 시인의 서시다. 한복을 계승해야 할 전통으로 생각하는 그. 사업가이기에 앞서 우리 문화를 이어나간다는 묵직한 사명감, 어떤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단단한 그 마음이 크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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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디자이너에서 복식연구가로

인터뷰를 위해 직접 만나기 전 그녀의 수많은 대외 활동 내역과 수상 내역을 자료로 접했다.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바빴을 삶 속에서 그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항상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지금 사업적 성공만큼이나 중요한 건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문화를 이어가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최근 마음에 새긴 문구라며 건넨 메모 속에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쓴 글의 일부가 적혀 있었다.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책임을 감당해 온 사람들이 더 늦기 전에 보다 좋은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한가지씩이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본다. 큰일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해야 할 일을 하자는 뜻이다.’

이 문장을 마음에 담고 실천하고자 한 김 대표는 조금 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 대학에서 의류패션학 전공을 시작했다. 앞으로 대학원에서는 복식사 공부를 제대로 할 생각이다. 10년 후에는 단순한 한복 디자이너가 아니라 복식연구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다.

여기에는 오늘날 한복이 생활한복의 자리를 잃고 행사 때나 입는 옷으로 인식되는 시류에 대한 안타까움과 옷을 연구하는 한복디자이너로서 갖는 시대적 절박함이 늘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영감의 원천은 박물관과 역사

우리 민족의 삶이 녹아 있는 한복을 이어가야 한다는 김 대표의 이러한 생각에 영감을 주는 원천은 박물관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한국사 같은 책도 곁에 두고 즐겨보는 편이다.

김 대표는 “요즘은 전통 한복이라고 부를 만한 한복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급격히 변화하는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김숙진우리옷 역시 전통과 현대의 접목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거쳐 온 역사를 잊고서는 이질적인 두 시대를 연결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복만 다뤘던 디자이너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패턴부터 소재까지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한다.

김숙진우리옷은 올해 한복 장인 5호 인증을 받았다. 소비자에게서 옷이 마음에 안 든다는 컴플레인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바느질법과 일반 한복보다 세분화된 사이즈 실측으로 완성하는 편안한 패턴으로 완성해온 실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상담부터 사이즈 실측, 실제 한복 제작까지 한 곳에서 진행하는 시스템 역시 마니아층을 탄탄하게 거느릴 수밖에 없는 비결이다. 옷 한 벌 한 벌을 제품이 아닌 작품으로 생각하는 김숙진 대표가 생각하는 한복의 위상은 최근 대중화된 개량 한복이나 생활 한복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결혼식 때 한 번 입고 마는 예복으로 남는다면 생명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격식을 갖출 때 입는 정장처럼 활용도가 높으면서도 품위이고 고급스러운 ‘신한복’ 디자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김숙진 대표의 목표다.

 

 

 

 

세계 속의 한복을 꿈꾸다

90년 후반 산자부의 지원 하에 처음 만들어진 ‘모시문화제’의 조직위원회 일을 수락했던 것은 한복과 한복 소재의 세계화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이후 강남구가 선정한 미주통상촉진단, 유럽통상촉진단의 10개 업체에 선정돼 각 나라에서 단독 전시를 열었다.

“당시 파티 문화가 자리 잡은 비엔나, 크로아티아의 상류층에게 한복이 신선함으로 어필했습니다. 한복 고유의 선, 컬러감, 디테일 등을 살린 파티복을 만들어 수출했죠.”

앞으로도 한복 자체를 세계화한다기보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한복의 디테일을 녹여 만든 패션으로 세계화시키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사실 전통 계승은 개인이 하기는 쉽지않다.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김 대표는 업계를 이끌어 온 중견들이 해야 할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세대의 취향에 맞는 독특한 디자인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색상으로 한복의 트렌드를 만들어야죠. 그렇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감내하며 꾸준히 나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현재 사단법인 개설을 준비하는 김 대표는 한복 디자인 공모전 개최를 통한 꾸준한 한복 디자이너 육성 작업, 바늘꽂이·조각보 만들기 등의 규방공예, 한지 인형 만들기 등의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한복이 한국 전통 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을 잇고 싶어 하는 젊은 후학을 끊임없이 발굴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에 집중할 것입니다. 한편, 원단 재직에서 옛 문헌의 고증을 통한 전통 문양 재현과 자수 배치, 저고리 치마, 마고자, 바지 등 옷의 특성에 따른 전통 바느질, 손수 염색 등 전통기법을 발전시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위 -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시상식
아래 - 김숙진 우리옷 공로 대상 수상


에디터 조윤예
월간웨딩21 편집부<news@w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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